기업메시징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대기업 계열사 비롯 중소기업까지 투자 확대
규제로 시장 억제보단 윈윈하도록 판을 키워야
입력: 2014-10-15 19:47
[2014년 10월 16일자 22면 기사]

2014101602102251747001[1]우리가 평소 물건을 사거나 음식 등을 먹은 뒤 신용카드를 긁으면 휴대폰으로 거래내역 승인문자가 오는 걸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바로 기업메시징 서비스다. 중계사업자가 주로 은행이나 카드사 등의 기업고객을 대신해 개인 고객에게 대량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를 말한다. 1998년 시장이 처음 만들어진 이후 20여년 가까이 흐르면서 시장규모도 커지고 있다.

기업메시징 시장은 현재 KT와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대기업 계열사 7개사를 비롯해 인포뱅크 등 중견기업 2개사, 그리고 중소기업 2개사 등 총 11개 사업자로 구성돼 있다. 사업자간의 경쟁 활성화는 자연스럽게 서비스 개발 및 투자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부가서비스 영역 확대는 물론 새로운 시장창출 등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 초기만 해도 단순히 SMS(단문메시지) 전달에 그쳤던 시장형태가 이젠 LMS(장문문자메시지), MMS(멀티미디어메시지)로 발전하고 있다.

시장 초기만해도 100억원 미만이었던 시장규모도 해마다 커지더니 올해는 5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조사 분석기관인 KRG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40.5%(2013년 기준)로 1위를 달리고 있고 KT(25.2%) 인포뱅크(10.9%), SK브로드밴드(6.8%), 기타(16.6%) 순이다. 여기에 최근 카카오톡이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해외에서도 글로벌 IT 공룡인 구글이 메시징 업체를 인수하는 등 국내외 모두에서 뜨거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와 KT에 대한 제재 여부를 논의 중이다. 이유인즉,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범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개최된 1차 공정위 전원회의에선 재심사 명령이 내려졌다. 재심사 명령은 공정위의 법령해석 또는 적용에 착오가 있다고 판단해 다시 심사할 것을 명하는 것이다. 공정위는 조만간 전원회의를 다시 개최해 이 안건을 재상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재심사 명령이 떨어진 것만 봐도, 기업메시징 시장 제재 건은 논란이 많은 게 사실이다. 물론 중소기업 입장에선 억울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대기업만을 규제하는 게 능사가 아니란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한 예로 중소기업이 하지 못하는 지속적인 서비스 개발과 대규모 투자를 통해 LMS, MMS 같은 새로운 시장이 창출됐으며, 이로 인해 시장규모 또한 과거에 비해 몰라보게 성장했으니 말이다.

특히 시장의 파이가 갈수록 커지면서 중견기업 등 나머지 사업자 매출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실제로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견기업 A사의 경우 2012년 782억원에서 2013년 864억원으로, B사 역시 같은 기간 270억원에서 330억원으로 각각 매출이 증가한 걸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적어도 이 시장에서 대기업의 시장진출로 나머지 기업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시장에선 KT와 LG유플러스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 입장에선 상당히 억울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들 업체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맞다면 가격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기업메시징 시장의 가격결정권은 전적으로 기업고객에게 있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고객들은 기업메시징 사업자들의 원가를 알고 있어 원가 근처의 가격을 대 놓고 요구한다. 특히 은행, 카드사 등의 대량 이용 고객의 경우 자신의 이용량을 무기로 사업자들간의 가격비교 등을 통해 가격인하 경쟁을 시키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기업고객의 가격인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엔 다른 대기업 계열사가 정부기업 대상입찰에서 SMS 1건당 원가 이하인 8.48원을 제시해 낙찰 받았는데 이는 LG유플러스와 KT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대기업과 중소, 중견기업이 모두 뛰어든 기업메시징 시장을 옥죄기보다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더 키워야 한다.

황동현 부천대 경영학부 교수